헤어질 결심 이후 3년만의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는 블랙 코미디, 스릴러,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드는 이 피카레스크 영화입니다.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The Ax)』를 원작으로, 현대 사회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날카롭게 풍자하고 있습니다. 국내 최고의 배우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등이 조연이 아닌 ‘주연’의 무게를 나누어 짊어지는 역대 최고급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주목받은 영화입니다.
영화는 25년 차 베테랑 직장인이었던 유만수(이병헌 분)가 갑작스러운 실직을 맞아 겪는 말할 수 없는 좌절과 고난을 그립니다. 단순한 실직자 드라마를 넘어, 만수는 자신과 비슷한 조건의 구직자들을 하나둘 제거해야만 한다는 극단적인 선택 앞에 서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관객은 ‘과연 정당한 생존이란 무엇인가’라는 윤리적 딜레마에 빠져들게 됩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세련된 미장센과 치밀한 연출, 예측 불가능한 전개는 관객에게 단순한 흥미를 넘어 깊은 공감과 충격을 동시에 선사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아내 이미리(손예진 분)를 통해 가족의 사랑과 지지가 극한 상황 속에서도 빛을 발하는 감동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며, 블랙 코미디의 유머와 스릴러의 긴장감 속에서도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놓치지 않는 작품으로 완성되었습니다. 영화 제목처럼 삶이란 찬 어쩔수가 없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영화입니다.
어쩔수가없다 정보
- 한국어 어쩔 수가 없다 | 영어 No Other Choice | 일본어 – | 한자 –
- 장르 스릴러, 블랙 코미디, 범죄, 드라마, 피카레스크
- 감독 박찬욱 | 각본 박찬욱, 이경미, 돈 맥켈러, 이자혜 | 각색 박찬욱
- 원작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 – 소설 「액스(The Ax)」
- 제작자 박찬욱, 백지선, 미셸 레 가브라스, 알렉상드르 가브라스 | 제작총괄 이미경
- 출연진 이병헌, 손예진, 박희순, 이성민, 염혜란, 차승원, 유연석, 오달수, 이석형, 김해숙, 안현호, 윤가이, 유연수
- 촬영 김우형 | 음악 조영욱
- 촬영기간 2024년 8월 17일 ~ 2025년 1월 15일
- 제작사 CJ ENM 스튜디오스, 모호필름, KG 프로덕션 | 배급사 CJ ENM MOVIE, Neon
- 개봉일 2025년 9월 24일 (대한민국)
- 러닝타임 139분
- 제작비 170억 원
- 손익분기점 해외선판매 돌파
- 박스오피스 – (대한민국 관객수 -)
- 상영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목차
어쩔수가없다 평점
네이버 관람평 7.79
어쩔수가없다 출연진
유만수 (배우 이병헌 분): 본작의 주인공. 25년 동안 다닌 제지 회사에서 실직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가장이다.
이미리 (배우 손예진 분): 만수의 아내. 남편의 실직 위기 속에서도 가족을 지키기 위해 발버둥치는 강인한 여성이다.
최선출 (배우 박희순 분): 잘나가는 제지 회사의 반장. 만수의 경쟁 대상
구범모 (배우 이성민 분): 제지업계 베테랑 구직자. 만수의 제거 대상 중 한 명이다.
이아라 (배우 염혜란 분): 구범모의 아내
고시조 (배우 차승원 분): 만수의 경쟁자. 실직 후 구둣가게 직원으로 일하는 인물
어쩔수가없다 줄거리
만수(배우 이병헌)는 ‘태양제지’라는 제지회사에서 25년간 근무해온 기술자로 단독주택에서 회사에서 선물받은 비싼 장어를 구우면서 바베큐를 즐깁니다. 아들 하나 딸 하나에 아내와도 사이가 화목한 데다 두 마리 반려견까지 기르는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 있는 중입니다.
하지만 외국계 회사에 인수된 태양제지에서는 구조조정이 진행되고, 만수에게 해고자 명단을 작성하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동료 직원을 배신할 수 없어 손에 펜으로 글씨를 써 가며 멋들어진 항의 연설을 준비하지만 담당자는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남긴 채 만수의 말을 듣지도 않은 채 만수를 해고하고 마는데…
회사에서 잘리자 집안 형편은 급격히 어려워져 집안 물건들을 당근마켓에 팔고 구독하던 넷플릭스까지 끊으며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신세가 됩니다. 3개월 안에 취직하겠다는 당당한 선언을 지키지 못하고 1년 가까이 마트에서 일을 하고, 급기야 아내 미리(배우 손예진)는 치과에 나가 치위생사로 일을 하며 돈을 법니다. 기르던 반려견 두 마리는 먹일 입이 하나라도 줄어야 한다는 이유로 개털 알레르기까지 있는 미리의 부모님께 맡깁니다.
만수는 아내가 치위생사임에도 정작 치과에 갈 시간이 없어 걸핏하면 치통에 시달리는데…
후배의 도움으로 어렵사리 다른 제지 회사 면접을 보고, 자신의 단점을 묻는 질문에 대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팁까지 들었지만 정작 면접에서 횡설수설하며는 바람에 떨어지고 맙니다. 이에 무작정 제지 회사 ‘문 제지’를 찾아가 이력서를 내밀다가 화장실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이냐며 폭언을 듣고 터덜터덜 회사를 빠져나옵니다.
이에 만수는 홧김에 선출(배우 박휘순)을 스토킹하다 옥상에서 화분을 떨어뜨려 전화에 정신이 팔린 사이 살해하려 하지만, 무슨 화분을 골라야 확실히 죽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다가 옥상에 이불을 말리러 올라온 할머니와 마주치게 됩니다. 살인 계획은 실패로 돌아가지만 만수는 할머니의 ‘누군가 빠지면 공간이 생긴다’는 말에서 힌트를 얻어 고추가 열린 화분을 구입하고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기 시작하는데…
만수의 계획이란 이력서를 넣는 사람들은 여러 곳에 이력서를 넣기 마련이므로, 만수는 화분과 함께 찍은 사진을 잡지에 구인공고라며 투고해 제지회사인 척 [문 제지]에 지원한 사람들이 자신의 구인공고에도 지원하게 만듭니다. 그런 다음 현직에 있는 선출과 자신보다 뛰어난 지원자를 다 죽이면 자연스레 문 제지에서 자신만을 찾게 된다는 것인데…
만수는 집에 전시되어 있던 북한 64 권총을 프라모델 모형으로 바꿔치기해서 살해 도구를 확보하고, 구인공고에 지원한 사람들에게 등급을 매겨 본인을 위협할 만한 능력자들을 파악합니다. 구직자 중 가장 뛰어나보이는 구범모(배우 이성민)와 고시조(배우 차승원)를 죽인 뒤 최선출까지 죽여서 제지 회사에 취업하겠다고 마음을 먹습니다.
계획은 세웠고 이제 한 명 한 명 정보를 모으던 중 만수는 구범모를 스토킹하다 그의 연인 아라와의 데이트를 목격합니다. 아라는 구범모가 회사에서 잘리고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술에 쩔어 사는 것에 불만을 품으면서도 여전히 범모와 스킨십을 이어갑니다. 그러면서 범모에게 음악도 좋아하는데 자신의 아버지가 권유하는 대로 음악이 나오는 카페라도 차려서 돈을 벌자고 말합니다. 하지만 범모는 자신이 25년간 종이로 먹고살았으니 어쩔 수 없이 종이로 먹고살 사람이라고 대꾸합니다.
그때 만수의 가짜 구인공고를 떠올리고 온라인 지원이 아닌 종이 이력서만 받는다는 점에서 종이에 진심인 회사라면 서류 심사 결과를 반드시 우편으로 보낼 것이라 생각하고 우편함을 확인하기 위해 아라를 뒤로 한채 집으로 달려가는데….
다시 구범모의 집에 침입해 범모를 죽이려던 만수는 아라가 젊은 남자와 바람을 피우는 장면을 목격하고 황급히 집을 빠져나옵니다. 범모가 집으로 들어가려 하자 만수는 구인공고를 낸 사람이라며 전화를 걸어 급하게 면접이 잡혔으니 빨리 보러 오라고 재촉하면서 필사적으로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습니다. 하지만 범모는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가다가 결국 외도를 목격하고 절망하고 맙니다.
다시 기회를 엿보던 만수는 소파에 앉아 음악을 듣는 범모에게 총을 겨누지만 하필 이때 아라가 이를 목격하고 기습해 세 사람은 뒤엉켜 몸싸움이 벌어집니다. 이상한 몸싸움 끝에 범모는 만수에게 한 발, 아라에게 한 발 총 두 발을 맞아 사망하고 맙니다. 아라는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매장하게 되고 만수는 기회를 타 총까지 회수하고 셋 중 한 명을 어찌 됐건 무사히 살해하는데 성공합니다.
하지만 만수의 미심쩍은 행동에 부인 미리는 의심을 하게 되고 결국 부부관계에 금이 가고 맙니다. 만수는 본인이 범모를 살해하기 위해 움직이느라 댄스 파티에 가지 못했지만 미리가 치과 원장과 함께 춤을 췄다는 이유로 불륜을 의심하며 힐난하는 바람에 크게 다투고 맙니다. 한 때 만수가 알콜 중독자였다는 사실을 밝혀지는데…
미리와 다투고 난 후 만수는 다음 타겟인 고시조를 죽이기 위해 접근합니다. 고시조가 자신처럼 딸을 가진 아버지임을 파악한 만수는 자신에게 음악 연주를 하는 딸이 있어 구두라도 사주고 싶다며 감성적으로 접근하는데 성공합니다. 딸의 발 사이즈를 알아야 하니 딸을 데리고 8시까지 오겠다고 약속합니다.
만수는 일부러 차량을 어중간한 곳에 멈춰두고 퇴근하는 고시조와 마주칩니다. 고시조가 기계 정비 일을 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만수는 차량 고장을 핑계로 자동차로 유인하고 결국 몸싸움 끝에 만수는 총알 한 발로 고시조를 살해하고, 그를 트렁크에 넣은 뒤 집에서 시신을 묻을 준비를 합니다.
그런데 다음 날 아침, 집으로 갑자기 경찰이 찾아옵니다. 깜짝 놀라지만 만수의 아들이 부모님의 생계를 돕기 위해 친구 동호와 합심해 동호의 아버지 가게를 털었다가 잡혀가게 됩니다. 이에 미리는 화장실에서 속옷을 벗은 뒤 동호의 아버지에게 성상납이라도 하여 혐의를 동호에게 떠넘겨 달라고 부탁하려 합니다. 그러나 이미 살인을 두 건이나 저지른 만수는 동호 아버지 가게의 CCTV에 그가 저지른 불륜 증거가 있음을 언급하며 사건을 덮을 수밖에 없게 만듭니다.
아들의 절도 사건을 덮는 데 성공한 만수는 아들이 훔쳐 다락방에 숨겨둔 각종 전자제품들을 땅에 묻어버리지만, 담배와 라이터만큼은 아들에게 직접 버리라며 아내 몰래 전해줍니다. 만수의 아들은 끊었던 담배를 지붕에서 다시 피우다 온실에서 고시조의 시체를 처리하는 만수의 모습을 하게 되는데…
마지막으로 이제 최선출만 남은 상황에서 집으로 경찰이 찾아와 같은 회사에서 면접을 봐 합격한 구범모와 고시조의 실종을 언급하며 자초지종을 만수에게 묻습니다. 만수는 사람 둘이 실종된 상황에서 당황한 나머지 경찰에게 말실수를 하고 맙니다. 미리는 만수의 수상한 행동과 아들에게서 들은 만수의 이야기, 그리고 프라모델로 바꿔치기된 권총까지 확인하며 만수가 범인이 아닌지 의심하게 됩니다.
만수는 자신의 취업계획을 완수할 생각에 대놓고 음주운전을 하며 최선출의 집까지 따라가 술에 취한 최선출을 꼬드겨 같이 술을 마십니다. 금주 중이었던 테이블 밑 양동이에 술을 버리며 자신은 마시지 않고 선출만 잔뜩 취하게 만듭니다. 업무가 너무 몰린다고 투덜대는 선출을 구슬려 회사에 자신을 채용하라고 이야기해보라 유도하지만 선출은 함께 술 마시는 것에만 집중합니다.
결국 선출이 폭탄주를 권하자, 만수는 살인 취업계획을 위해 9년 만의 금주를 깨고 술을 마시는데…
어쩔수가없다 결말
폭탄주를 마신 만수는 폭주하게 되고 이빨의 통증을 참지 못해 펜치로 이를 뽑고, 부엌에서 술을 찾아 병째로 들이킵니다. 만수는 선출과 불멍을 하면서 술을 더 먹이는 데 성공하고, 선출의 온몸을 랩과 테이프로 감고 머리만 내놓은 채 땅에 묻어버립니다. 그런데 이때 사과나무를 파던 아내에게서 전화가 옵니다.
미리는 만수의 범죄를 어렴풋이 눈치채고 어떤 악행을 저질렀더라도 집을 위해서라면 지지해 주겠다고 돌려 말합니다. 죄책감에서 해방된 만수는 선출의 입에 고기와 술을 쏟아 붓고 입을 막아 구토로 질식사 하게 하며 마지막 살인을 완성합니다. 미리는 아들에게 나무 아래에는 바비큐 후 남은 돼지가 묻힌 것 뿐이라고 일단 둘러대는데…
살인을 저지르고 선출이 혼자 술을 마시다 죽은 것처럼 증거까지 위장합니다. 결국 경쟁자를 모두 제거한 만수는 문 제지 회사에 마침내 취업하는 데 성공합니다. 운이 좋게도 경찰은 구범모와 고시조의 과거 관계와 아라의 거짓 증언에 속아 구범모가 고시조를 죽인 뒤 잠적했다고 잘못 판단합니다.
완전히 평범한 일상에 복귀한 만수는 미리와 아들에게 주말에 바비큐를 하자고 제안하지만 가족들은 기겁하고 맙니다. 기분 좋게 제지회사로 출근한 사이 만수의 딸은 생애 처음으로 첼로곡 전체를 통째로 연주합니다. 딸의 첼로 소리가 만수가 공장에 출근해 일하는 소음에 묻히면서 기계 소리와 함께 혼자 제지공장에서 일하는 만수의 모습과 함께 끝을 맺습니다.
어쩔수가 없다 결말 해석
표면적으로는 한 개인의 범죄 스릴러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국 사회를 포함한 글로벌 자본주의 사회의 냉혹한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자리 잡고 있습니다. 주인공 만수의 ‘경쟁자 제거’라는 극단적인 설정은 ‘신자유주의’ 시스템 하에서 벌어지는 과열된 경쟁, 청년 실업, 중년의 경력 단절, 갈수록 벌어지는 경제적 양극화 등이 개인에게 미치는 치명적인 압력을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장치입니다.
영화는 단순히 ‘악한’ 주인공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선한 시민 (선출, 범모, 시조)’이 어떻게 체제의 희생양이 되고, 결국 ‘악’의 길로 내몰리는지 그 사회적 구조를 파헤칩니다. ‘어쩔 수가 없다’라는 제목 자체가 이 영화의 핵심 해석 키워드입니다.
만수가 자신의 범행을 정당화하는 변명이면서도, 동시에 그러한 선택을 강요하는 사회에 대한 강력한 고발장이기 때문입니다. 관객은 영화를 보는 내내 만수의 행동에 웃픈 공감과 혐오라는 상반된 감정을 동시에 느끼게 만드는 박찬욱 감독이 의도한 효과이며, 영화가 지향하는 사회적 논의의 출발점입니다. 성공한 인간이 되기 위해서 범죄조차 서슴치 않는 만수의 모습은 하나의 블랙코미디입니다.
그래서 결국 얻은 것이라고는 고작 제지 공장의 일자리일 뿐인 것을 ~
어쩔수가없다 관람평 리뷰
어쩔수가 없다 후기 한줄평 : 이번에도 박찬욱 감독 영화는 어쩔수가 없구나~
콘크리트 유토피아 이후 연기력이 한 단계 더 성장한 이병헌은 실직이라는 좌절과 극단적인 선택 사이에서 갈등하는 유만수의 내적 고통과 광기를 섬세하게 표현해 냅니다. 특히 눈빛 연기는 압권이며,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원동력이 됩니다. 박희순, 이성민, 차승원 등 조연 배우들 또한 각자의 개성을 살려서 나름 이번에는 그래도 기존보다는 가벼운 영화입니다.
다만 그래도 박찬욱 감독 영화 답게 사회적 메시지를 담으려다 보니 클리셰가 너무 많은데다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은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습니다. 2025년 최고의 기대작에 대한 개인적인 관람평 역시 영화 제목처럼 어쩔수가 없다입니다. 누군가에게는 클리셰 범벅일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기립박수를 칠 수 있는 영화입니다.
어쩔수가 없다 원작 액스
박찬욱 감독의 신작 영화 『어쩔 수가 없다』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 작가의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데요. 이 작품은 경제 위기를 피할 수 없는 사회에서 내가 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반드시 이기고자 하는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를 비판하는 블랙 코미디입니다. 원작인 도널드 E.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가 1990년대 미국의 경제 불황과 기업의 구조조정 시대적 배경에서 탄생한 영화입니다.